길거리 웰빙 햄버거…깐깐한 뉴욕 홀리다

입력 2015-04-24 07:00  

Best Practice - 셰이크 쉑


[ 박종서 기자 ] 수레에서 핫도그 팔며 창업
‘비싸더라도 건강한 음식 팔자’
패스트푸드 본연의 의미 찾아
창업자, 타임지 100대 인물에

주가 상장 후 두 달 만에 3배로
지난해 1억1800만弗 매출
전년 대비 44% 이상 증가해
시간당 10달러 임금 업계 최고


미국 패스트푸드 시장 최강자인 맥도날드가 수년째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기록적인 매출 상승으로 대박을 터뜨린 햄버거 전문점이 있다. 신선한 채소와 담백한 패티, 치즈가 듬뿍 뿌려진 감자튀김, 그리고 콜라 대신 밀크셰이크로 미국인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은 ‘셰이크 쉑’이다. 셰이크 쉑의 인기는 햄버거를 한 번 먹어보겠다고 3시간씩 줄을 서는 사람들을 만들어냈다. 뉴욕을 찾는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도 자리잡았다. 셰이크 쉑에서 음식을 먹고나서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한국 사람도 많다. 셰이크 쉑의 주가는 거품 논란이 불거질 만큼 치솟고 있다. 셰이크 쉑을 만든 대니 메이어는 타임지(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로 뽑히기?했다.

2000년 뉴욕의 한 공원에서 시작

셰이크 쉑은 2000년 뉴욕 맨해튼 매디슨스퀘어공원의 노점에서 시작됐다. 당시 뉴욕시는 매디슨스퀘어공원의 대대적인 정비사업에 착수했다. 지저분한 공원을 말끔하게 바꾸려는 시도였다. 뉴욕의 유명 요리사인 대니 메이어(셰이크 쉑 이사회 의장)는 정비사업이 끝난 공원에서 작은 수레를 마련해 핫도그를 팔았다. 메이어는 본격적인 사업이라기보다 예술 전시의 일부에 가까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수레에서 빵 사이에 프랑크 소시지를 끼운 시카고 핫도그를 만들어 팔았는데 하루 60~70명이 찾아오며 공원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장사가 제법 잘되자 메이어는 밀크셰이크와 버거를 더해 2004년 셰이크 쉑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열었다.

셰이크 쉑 1호점을 내면서 가장 관심을 쏟은 것은 패스트푸드 본연의 의미를 찾는 것이었다. 메이어와 함께 셰이크 쉑을 세상에 선보인 랜디 가루티 셰이크 쉑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패스트푸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패스트푸드는 얼마나 빨리 칼로리를 채울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게 됐다”며 “사람들이 매점에 들어왔다가 빨리 나가도록 하는 데 신경 쓰다가 아예 들어오지도 않게 만들어버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루디는 “셰이크 쉑을 열면서 누구든지 함께 와서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건강한 음식을 마련하자는 목표도 세웠다. 셰이크 쉑의 버거는 4~7.5달러(약 4300~8100원)로 맥도날드보다 비싸다. 하지만 셰이크 쉑은 건강한 음식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호르몬과 항생제가 없는 유기농 소고기를 쓰는 ‘웰빙버거’로 알려지면서 문전성시를 이룬 것이다. 여기에 2005년 뉴욕매거진이 셰이크 쉑의 버거를 ‘최고의 버거’로 선정하면서 매점 앞에서 줄을 서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주식 상장 두 달 만에 주가 3배 상승

셰이크 쉑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면서 매장도 크게 늘어났다. 지금까지 63개 매장이 문을 열었다. 2010년부터는 보스턴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뉴욕 밖에서도 셰이크 쉑을 맛볼 수 있게 됐다. 미국뿐만 아니다. 런던 두바이 이스탄불 등 셰이크 쉑은 세계 각지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줄을 서는 사람들과 늘어나는 매장은 곧장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1억1800만달러(약 127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44% 증가한 수치다. 셰이크 쉑의 매출은 2012년 5700만달러, 2013년 8200만달러를 기록했다. 700억달러가 넘는 미국 전체 버거 시장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성장률과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올해 매출은 1억5900만달러에서 최대 1억6300만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지난 1월 뉴욕 증시에 상장할 때 공모가는 21달러였다. 셰이크 쉑 주가는 공모를 하자마자 120% 올랐다. 첫날 거래에서 45.9달러까지 급등했다. 지금은 60달러를 넘어섰다. 두 달 만에 3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20억달러에 이른다. 메이어가 가지고 있는 지분은 21%다. 단순 가치만 놓고 보더라도 메이어는 자산 3억9000만달러의 부호로 등극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거품 논쟁까지 생겨났다. CNN머니는 셰이크 쉑 주식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의 1000배, 매출 대비로는 13배 이상으로 거래될 정도인지 의문을 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품 논쟁을 떠나 포화 상태인 햄버거 시장에서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는 반응이다.

메이어의 버거 체인점은 직원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셰이크 쉑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시간당 10달러를 받는다. 뉴욕주 법정 최저 임금(8달러)은 물론 맥도날드 등 일반 햄버거 프랜차이즈보다 많다. 임금을 더 주면 직원들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직이 줄어들어 재교육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영국 BBC는 “신선한 음식을 약속하면서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겠다는 전략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에 태어난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8000만명에 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지지 기반을 갖췄다는 점에서 셰이크 쉑의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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